워커 케슬러는 루카 돈치치에게 가장 필요한 센터인가
레이커스가 찾은 ‘수비와 롤맨’의 해답, 그리고 두 장의 1라운드 지명권이 만든 부담
레이커스가 워커 케슬러를 데려왔다.
유타 재즈에 2031년과 2033년 비보호 1라운드 지명권, 2028년과 2030년 1라운드 스왑 권리까지 넘겼다. 여기에 케슬러와 4년 1억3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젊은 센터 한 명에게 지불한 가격치고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 이 거래를 단순히 ‘레이커스가 좋은 센터를 영입했다’ 정도로 보면 핵심을 놓친다.
르브론 제임스가 떠난 지금 레이커스의 로스터는 더 이상 ‘스타를 많이 모으는 팀’이 아니다. 모든 선택의 기준이 루카 돈치치에게 얼마나 잘 맞느냐로 바뀌고 있다.
그 관점에서 보면 케슬러는 상당히 흥미로운 선수다.
그는 슛을 많이 던지는 센터도 아니고, 포스트업으로 공격을 지배하는 센터도 아니다. 하지만 림을 지키고, 스크린을 걸고, 골밑으로 강하게 롤하며, 공격 리바운드를 잡는다.
쉽게 말해 루카가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종류의 센터다.
문제는 하나다. 그 역할을 위해 레이커스가 지불한 가격이 너무 크지는 않았을까.
루카에게 필요한 센터는 사실 꽤 명확하다
루카 돈치치 중심의 공격에서 센터의 역할은 복잡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단순할수록 좋다.
루카가 픽앤롤을 시작하면 수비는 거의 항상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볼 핸들러에게 수비를 더 붙이거나, 롤맨을 버티면서 루카의 돌파와 패스를 동시에 막아야 한다.
그런데 루카는 이 선택을 가장 잔인하게 처벌하는 선수 중 하나다.
수비가 위로 올라오면 롤맨에게 패스를 넣는다. 빅맨이 뒤로 처지면 스텝백이나 미드레인지로 공격한다. 약한 쪽 수비가 롤맨을 막으러 들어오면 코너의 슈터를 찾는다.
따라서 루카 옆 센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개인기가 아니다. 스크린 이후 얼마나 빠르고 강하게 림으로 움직일 수 있느냐다.
케슬러의 장점이 정확히 이 지점에 있다.
7피트가 넘는 신장과 긴 윙스팬을 가진 케슬러는 림 근처에서 높은 효율로 마무리할 수 있다. 2025-26시즌 부상 전 5경기에서는 야투 성공률 70.3%를 기록했고 평균 14.4점, 10.8리바운드, 1.8블록을 올렸다. 표본은 매우 작지만, 그의 공격 방식 자체는 이전 시즌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케슬러는 공을 오래 잡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루카 옆에서는 장점이 된다.
공격을 ‘만들어야 하는’ 센터가 아니다
스타 가드와 스타 빅맨의 조합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센터가 공을 많이 요구하면 공격의 중심이 분산된다. 포스트업과 아이솔레이션이 많아질수록 볼이 루카의 손에서 떠나는 시간도 늘어난다.
케슬러는 정반대다.
그의 득점은 대부분 공격 리바운드, 컷, 덩크, 롤맨 플레이에서 나온다. 즉 공격을 만들어야 하는 선수가 아니라 루카가 만든 공간을 완성하는 선수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루카는 달라스 시절부터 드와이트 파월, 데릭 라이블리 2세, 대니얼 개퍼드처럼 림으로 강하게 들어가는 빅맨과 좋은 호흡을 보여왔다.
그들에게 요구됐던 것도 케슬러와 비슷했다. 스크린을 정확히 걸고, 수비의 시선을 끌면서 림으로 이동하고, 공이 오면 빠르게 마무리한다.
케슬러는 이 역할에 체격과 운동능력까지 갖췄다. 레이커스가 그를 데려온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울 이유가 없다.
그런데 케슬러의 진짜 가치는 공격보다 수비다
레이커스가 최근 몇 년간 반복해서 겪은 문제 중 하나는 림 보호였다.
특히 루카와 오스틴 리브스 같은 공격형 가드를 함께 쓰면 외곽에서 완벽한 수비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뒤에는 반드시 실수를 지워줄 선수가 필요하다.
케슬러가 필요한 이유다.
2024-25시즌 그는 58경기에서 평균 12.2리바운드와 2.4블록을 기록했다. NBA에서도 최상위권의 림 프로텍터라는 평가는 이미 확립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블록 숫자가 아니다.
좋은 림 프로텍터가 있으면 외곽 수비수들의 플레이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가드들은 상대의 돌파를 완벽하게 막으려고 지나치게 수비 각도를 좁힐 필요가 없다.
픽앤롤에서도 스위치를 남발할 필요가 줄어든다. 상대가 1차 수비를 뚫더라도 골밑에 케슬러가 있다면 수비 전체가 한 번 더 버틸 수 있다.
루카가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쉬운 레이업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레이커스가 루카 중심으로 갈수록 이런 센터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진다.
‘루카 + 케슬러’ 픽앤롤은 어떻게 작동할까
가장 기본적인 장면부터 생각해보자. 케슬러가 루카에게 스크린을 건다.
상대 센터가 드롭 수비를 하면 루카는 자신의 득점을 선택할 수 있다. 상대 빅맨이 앞으로 올라오면 케슬러가 림으로 들어간다.
약한 쪽 윙이 롤맨을 막기 위해 골밑으로 내려오면 루카는 바깥으로 공을 뺀다.
결국 수비는 세 가지를 동시에 막아야 한다. 루카의 득점. 케슬러의 롤. 그리고 외곽의 슈터.
레이커스가 오프시즌에 퀸틴 그라임스 같은 외곽 자원을 추가한 이유 역시 이 구조와 연결된다. 현재 로스터에는 루카, 리브스, 그라임스와 함께 케슬러가 포함돼 있다.
이 조합이 성공하려면 케슬러가 매 경기 20점을 넣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경기당 8~10개의 슛만 던져도 된다.
그 대신 상대 센터가 루카에게 마음껏 압박을 가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롤맨의 존재만으로 수비를 뒤로 끌고 갈 수 있다면 이미 성공이다.
케슬러의 3점슛은 보너스다
흥미로운 요소도 하나 있다. 부상 전 2025-26시즌 케슬러는 3점슛 8개 가운데 6개를 넣었다.
물론 8개는 아무 의미도 부여하기 어려운 표본이다. 그 전 세 시즌 동안에는 56개를 던져 11개만 성공했다. 케슬러를 스트레치 5로 평가하는 것은 지나치다.
다만 반드시 3점슛을 잘 넣어야 할 필요도 없다.
루카 중심 공격에서는 케슬러가 외곽에 서 있는 것보다 림 근처에 있는 편이 더 위협적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았을 때 빠르게 패스를 연결하거나, 짧은 롤 이후 다음 선택을 할 수 있느냐다. 그 부분까지 발전한다면 공격의 활용도는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케슬러에게 넘긴 미래다
농구적인 궁합만 보면 거래는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트레이드 가격을 보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레이커스는 2031년 비보호 1라운드, 2033년 비보호 1라운드, 2028년 1라운드 스왑, 2030년 1라운드 스왑을 유타에 넘겼다.
여기서 2031년과 2033년이라는 연도는 중요하다.
루카가 지금 20대 후반이더라도 그때 레이커스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NBA에서 5년 이후의 비보호 1라운드 지명권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 현재 팀이 강하다고 해서 먼 미래의 지명권까지 낮은 순번이라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왑 권리까지 붙였다.
결국 레이커스는 단순히 좋은 센터를 산 것이 아니다. 루카의 전성기 몇 년을 최적화하기 위해 먼 미래의 안전장치를 상당 부분 내놓았다.
4년 1억3000만 달러도 싸지는 않다
케슬러는 아직 20대 중반이고, 리그 최고의 림 프로텍터 가운데 한 명이다. 그 점을 감안하면 4년 1억3000만 달러는 이해할 수 있는 계약이다.
다만 연평균 3250만 달러다.
센터가 공격의 중심이 아닌 팀에서 이 정도 돈을 지불하려면 수비 영향력이 확실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건강이다.
케슬러는 2025-26시즌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로 수술을 받았고 시즌 대부분을 뛰지 못했다. 실제로 출전은 5경기에 그쳤다.
따라서 레이커스가 산 것은 완전히 검증된 건강한 센터가 아니다. 회복을 전제로 한 4년 계약이다.
두 장의 비보호 1라운드까지 포함하면 위험은 더 커진다.
그럼에도 이 거래가 이해되는 이유
그래도 레이커스의 선택에는 일관성이 있다. 르브론이 떠났다. 레이커스는 이제 루카의 팀이다.
오스틴 리브스를 4년 계약으로 남겼고, 퀸틴 그라임스와 콜린 섹스턴, 마티스 타이불, 케본 루니 등 다양한 유형의 역할 선수를 추가했다.
예전 레이커스라면 또 다른 이름값 높은 스타를 노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오프시즌은 조금 다르다.
루카 옆에서 공을 요구하지 않는 선수. 외곽을 지킬 선수. 림을 지킬 선수. 스크린을 걸 선수.
레이커스는 기능을 채우고 있다. 케슬러는 그중 가장 중요한 조각이다.
어쩌면 ‘세 번째 스타’보다 더 필요한 선수다
NBA에서는 슈퍼스타를 많이 모으면 강해진다는 생각이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팀에 이미 루카와 리브스처럼 볼을 오래 소유하는 선수들이 있다면 세 번째 스타가 반드시 최적의 답은 아니다.
공은 하나뿐이다.
오히려 두 스타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면서 자신은 적은 터치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케슬러가 그런 선수다.
그는 경기당 20개의 슛을 원하지 않는다. 아이솔레이션을 요구하지 않는다. 공격을 시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크린 하나로 루카에게 공간을 만들고, 한 번의 롤로 두 명의 수비수를 움직이며, 반대편에서는 상대의 레이업을 지워버릴 수 있다.
스타는 아니어도 스타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선수다.
관건은 플레이오프에서의 수비다
정규시즌에서 케슬러의 효과는 비교적 쉽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플레이오프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상대가 케슬러를 외곽으로 끌어낼 것이다. 5-out 라인업을 사용하고, 스크린을 반복해서 걸며, 그가 림 근처에 머물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
케슬러가 스위치 상황에서 가드를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높은 위치에서 픽앤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중요하다.
림 프로텍션 하나만으로는 플레이오프 수비를 지배하기 어렵다. 상대가 그 장점을 사용할 수 없는 공간으로 끌어내기 때문이다.
레이커스가 지불한 가격까지 생각하면 케슬러는 단순히 정규시즌 좋은 센터로 끝나서는 안 된다. 5월과 6월에도 코트 위에 남아 있는 센터여야 한다.
루카의 공격은 이미 증명이 필요 없다
그래서 사실 레이커스의 질문은 공격이 아니다.
루카 중심 공격이 높은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시즌에 걸쳐 증명됐다.
레이커스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그 공격력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수비의 바닥을 끌어올릴 것인가다.
그 답의 중심에 케슬러가 있다.
루카와 리브스가 상대 수비를 흔든다. 케슬러가 스크린과 롤로 그 공간을 확장한다. 반대편에서는 케슬러가 두 가드의 수비 약점을 림 근처에서 지운다.
레이커스가 그린 그림은 명확하다.
결론: 가장 필요한 센터인가? 아마 그렇다
워커 케슬러가 NBA 최고의 센터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다.
니콜라 요키치처럼 공격 전체를 설계하지 못한다. 빅터 웸반야마처럼 경기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질문을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루카 돈치치 옆에 가장 필요한 유형의 센터인가? 그렇다면 답은 상당히 ‘그렇다’에 가깝다.
높은 스크린을 걸고, 림으로 달리고, 적은 터치로 높은 효율을 내고, 반대편에서는 림을 보호한다. 루카의 장점을 키우면서 그의 약점을 줄여주는 역할이다.
그래서 케슬러 영입 자체에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거래에는 별개의 질문이 남는다. 2031년과 2033년 비보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줄 만큼 필요한 선수였는가. 4년 1억3000만 달러가 적정 가격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어깨 수술 이후 예전의 수비 영향력을 그대로 되찾을 수 있는가.
이 세 질문에 모두 ‘예’가 나와야 레이커스의 도박은 성공한다.
결국 이번 거래는 케슬러 한 명의 평가가 아니다. 레이커스가 루카 돈치치의 전성기에 얼마나 공격적으로 베팅할 것인지 선언한 거래다.
그들은 미래의 지명권보다 지금의 궁합을 선택했다.
이제 케슬러가 증명해야 한다. 그 선택이 단순히 좋은 센터를 비싸게 산 거래가 아니라, 루카 시대의 레이커스를 완성한 마지막 퍼즐이었다는 것을.
핵심 정리
- 케슬러는 루카의 픽앤롤 공격을 살리는 전형적인 롤맨이다
- 림 보호 능력은 루카·리브스 조합의 수비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 세 번째 스타보다 적은 터치로 영향력을 주는 센터가 레이커스에는 더 적합할 수 있다
- 최종 평가는 미래 자산 비용과 플레이오프에서의 수비 생존력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