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의 ‘빅3’는 죽지 않았다, 다만 예전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세컨드 에이프런과 새 CBA가 바꿔놓은 슈퍼팀의 생존 조건
NBA에서 우승을 원하는 팀이 스타를 모으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보스턴 셀틱스의 래리 버드·케빈 맥헤일·로버트 패리시,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스코티 피펜·데니스 로드먼, 마이애미 히트의 르브론 제임스·드웨인 웨이드·크리스 보시처럼 우승팀에는 언제나 여러 명의 핵심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빅3’라는 말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 세 명의 최상급 선수가 거액의 계약을 나눠 갖고, 나머지 로스터를 베테랑 최저연봉과 예외 조항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오랫동안 유효했다. 스타 세 명이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의 공격을 책임지고, 프런트는 제한된 자원으로 슈팅과 수비를 보완했다.
하지만 이제 계산법이 달라졌다. NBA의 새 노사협약이 도입한 세컨드 에이프런은 사치세를 많이 내는 구단을 단순히 금전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로스터를 보강할 수단 자체를 차단한다. 돈이 많은 구단주가 세금을 감수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2026-27시즌 NBA 샐러리캡은 1억6,496만 달러다. 사치세 기준선은 2억43만 달러, 퍼스트 에이프런은 2억901만 달러, 세컨드 에이프런은 2억2,169만 달러로 확정됐다. 표면적으로 보면 세컨드 에이프런은 샐러리캡보다 약 5,672만 달러 높은 지점이다. 자금력이 충분한 팀이라면 넘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구단은 자체 자유계약선수와 재계약하면서 세컨드 에이프런을 초과할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세컨드 에이프런 위에 있는 팀은 택스페이어 미드레벨 예외 조항을 사용할 수 없다. 트레이드에서 여러 선수의 연봉을 합쳐 더 비싼 선수 한 명을 데려오는 것도 제한된다. 현금을 보내 거래를 유리하게 만들 수 없고, 과거에 만든 트레이드 예외 조항의 활용도 막힌다. 일정 조건이 계속되면 먼 미래의 1라운드 지명권까지 동결되거나 뒤로 밀릴 수 있다.
예전에는 비싼 로스터를 만든 뒤에도 미드레벨 예외 조항과 연봉 합산 트레이드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일단 세컨드 에이프런을 넘으면 부상이나 전력 공백이 발생해도 대응 수단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는 세금이 아니라 유연성에 대한 제재다. NBA 프런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거액의 사치세 청구서만이 아니다. 시즌 중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로스터다.
2026-27시즌 샐러리캡 1억6,496만 달러를 기준으로 최상급 선수의 맥시멈 계약은 경력에 따라 캡의 25%, 30%, 35%까지 올라간다. 경력 10년 이상의 슈퍼스타 세 명이 각각 35% 맥시멈에 가까운 계약을 받는다면 이론상 세 명의 연봉만으로 샐러리캡의 105%에 도달한다. 실제 계약 시점과 연간 인상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명확하다.
스타 세 명에게 거액을 지불하고 나면 나머지 12명 안팎의 선수를 채울 돈이 부족하다. 농구는 다섯 명이 뛰지만 시즌은 다섯 명으로 치르지 않는다. 정규시즌 82경기를 버티려면 최소 8~10명의 신뢰할 수 있는 로테이션이 필요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주전 한 명이 부상하거나 특정 매치업에서 공략당하면 대체 카드가 있어야 한다.
세 명의 스타가 완벽하게 건강하고 서로의 약점을 가리며 경기당 40분 가까이 소화한다면 얇은 로스터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략이라기보다 낙관에 가깝다. 부상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고액 연봉 선수 한 명이 장기간 이탈하면 대체 자원을 데려올 방법도 제한된다. 여기에 세컨드 에이프런까지 넘은 팀이라면 트레이드와 예외 조항을 통한 수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새 규정은 팀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세 번째 스타를 데려갈 것인가, 아니면 그 돈으로 선발급 역할 선수 두세 명을 유지할 것인가. 핵심 선수와 재계약할 것인가, 아니면 향후 트레이드와 미드레벨 예외 조항을 사용할 유연성을 확보할 것인가. 예전에는 두 선택을 어느 정도 동시에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스타와 깊이, 현재와 미래, 최고점과 대응력 사이에서 명확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 구조에서는 선수 평가 방식도 달라진다. 연봉 5,000만 달러의 세 번째 스타가 경기당 22점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선수가 플레이메이킹과 수비를 동시에 제공하는지, 플레이오프에서 공 없이도 기능하는지, 다른 두 스타가 빠졌을 때 공격을 이끌 수 있는지까지 따져야 한다. 역할이 겹치는 세 번째 스타는 사치품이 된다. 역할이 확장되는 세 번째 스타만 투자 가치를 갖는다.
앞으로 가장 이상적인 빅3는 세 명 모두가 시장 최고액을 받는 조합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 모델은 슈퍼스타 두 명과 신인 계약 또는 저평가 계약의 젊은 스타다. 신인 스케일 계약은 성과에 비해 연봉이 낮기 때문에 팀이 깊이를 유지할 수 있다.
두 번째 모델은 슈퍼스타 한 명, 올-NBA급 선수 한 명, 고급 역할 선수 여러 명의 구성이다. 세 번째 득점원 한 명에게 5,000만 달러를 쓰는 대신 슈팅, 수비, 볼 핸들링을 나눠 가진 선수들에게 자원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 모델은 홈그로운 코어다. 드래프트로 확보한 선수들을 성장시켜 버드 권리를 통해 재계약하면 외부에서 같은 수준의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운용 폭이 넓다.
플레이오프에서 스타의 가치는 여전히 절대적이다. 공격이 막힌 순간 스스로 슛을 만들어낼 선수 없이 우승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의 로스터 설계에서는 스타 못지않게 ‘플레이오프에서 쓸 수 있는 6~8번째 선수’가 중요해졌다.
정규시즌에는 약점이 있는 선수도 활용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상대가 같은 약점을 반복해서 공격한다. 슛이 없는 가드는 버림받고, 느린 빅맨은 픽앤롤에 끌려 나오며, 작은 수비수는 지속해서 스크린에 걸린다. 세 명의 스타에게 연봉이 집중되면 이런 약점을 가진 저가 선수들을 로테이션에 포함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두 명의 확실한 공격 중심과 여러 명의 양방향 역할 선수를 보유한 팀은 매치업에 따라 조합을 바꿀 수 있다. 특정 선수가 막히면 다른 선수를 투입하고, 상대 에이스에 따라 수비수를 교체할 수 있다. 세컨드 에이프런 시대가 보상하는 것은 스타 숫자가 아니라 선택지의 수다.
결론부터 말하면 빅3는 끝나지 않았다. NBA는 여전히 스타의 리그다. 플레이오프의 마지막 5분에는 최고의 선수가 공을 잡는다. 우승팀 대부분은 최소 두 명 이상의 올스타급 선수를 보유할 것이다. 세 명의 뛰어난 선수가 함께 뛰는 팀도 계속 등장한다.
다만 과거처럼 자유계약이나 대형 트레이드로 맥시멈 계약자 세 명을 먼저 모은 뒤, 나머지 로스터를 최저연봉 선수들로 채우는 모델은 성공 확률이 크게 낮아졌다. 새로운 빅3는 더 정교해야 한다. 한 명은 신인 계약일 수 있고, 한 명은 시장가보다 저렴한 장기 계약을 맺었을 수 있다. 세 번째 선수는 득점만 하는 스타가 아니라 수비와 패스, 오프볼 플레이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NBA의 빅3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돈을 많이 쓰면 나중에 어떻게든 고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졌다. 세컨드 에이프런 시대의 우승 경쟁은 스타 수집이 아니라 자원 배분의 싸움이다. 가장 화려한 세 명을 가진 팀보다, 가장 비싼 실수를 하지 않은 팀이 오래 살아남는다.
핵심 정리
- 세컨드 에이프런은 세금선이 아니라 로스터 유연성을 차단하는 운영 제한선이다
- 세 명의 맥시멈 계약자는 부상과 역할 중복이 발생했을 때 수정 수단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 새로운 빅3는 신인 계약, 저평가 계약, 홈그로운 코어 같은 비용 효율성을 필요로 한다
- 앞으로 우승 경쟁의 핵심은 스타 숫자보다 플레이오프에서 쓸 수 있는 선택지의 수다